2019/05/26 01:56

근황 반려동물


최근 여러 일들이 정신없이 이어지는 바람에 석달이 넘게 글을 못 올렸네요;
모처럼 주말에 시간이 나서 소식 전합니다.


1. 작년 11월말쯤, 정말 일하고 싶은 곳이지만 설마 나를 뽑아줄까 하며 원서를 낸 곳이 있었는데 뜻밖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지난 12년간 살며 정들었던 곳을 떠나 약 2100 km 떨어진 다른 주로 이사와서 4월 중순부터 일하고 있어요. 짐은 대부분 운송업체에 맡기고 일주일 생활할 정도의 물건만 챙겨 운전해서 왔는데 생각보다 운전은 수월했습니다. 간혹 몇몇 도시를 통과할 때만 빼면 제한속도 120-130의 쭉 뻗은 고속도로가 대부분이고 특히 1차선은 차들 별로 없이 시원하게 뚫린 때가 많아 편했어요. 운전 중 졸리지 않게 모텔에 일찍 체크인해서 충분히 자고 브루노가 볼일 보거나 바람 쐴 수 있도록 자주 쉬었는데 출발부터 도착까지 정확히 48시간 걸렸습니다. 날씨도, 중간에 4시간 정도 모래 폭풍을 지나온 것만 빼면 맑은 날이 이어졌고요.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단 한번의 기계적 문제도 없이 씽씽 달리며 얼마전 23만 km를 돌파한 제 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 브루노가 건강이 많이 안좋아요. 예전부터 몸 곳곳에 500원 동전 정도 크기의 물렁한 덩어리가 여럿 있었는데 개들에게 흔한 지방종이려니 하고 두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1월, 턱밑에 있던 덩어리가 단 2주 사이에 갑자기 빠른 속도로 단단해지면서 테니스공만큼 커지는 겁니다. 조직검사를 먼저 해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브루노가 병원만 가면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전신마취 없이는 웬만한 검사가 불가능한 탓에, 수의사와 상의 후 곧바로 제거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수술은 오래 걸렸지만 무사히 끝났어요. 그러나 며칠 후 돌아온 조직검사 결과는 우려했던 것보다 더 안좋았습니다. MCT (mast cell tumor), 그 중에서도 매우 악성인 암으로 나타났는데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최선을 다해 제거해도 대부분 재발하는데다 특히 브루노는 림프절을 통해 다른 곳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결론은 완치는 불가능하고 다만 진행 속도를 늦추는 몇 가지 방법 중 선택해야 하는데, 브루노 삶의 질을 비롯해 여러가지를 고려한 끝에 프레드니존을 비롯해 몇가지 약물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무렵(2월말), 수의사가 평균 4개월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해주더군요.

기력은 다소 약해졌고 몸무게도 5 kg 정도 줄었지만 지금까지는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어요. 서서히 이별을 준비한다는게 참 정말 쉽지 않지만, 브루노한테는 가급적 티 안내고 평소처럼 해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브루노한테 많은 격려 보내주세요!



수술 약 한달후



이사오기 며칠전 도심 공원에서



이사온 집 문앞에서



가장 최근 모습





덧글

  • 명품추리닝 2019/05/26 02:05 #

    어쩐지 포스팅이 없더라니, 이직과 이사로 바쁘셨군요.
    브루노 많이 안타까워요. 아직 아기 같은 표정인데... 치료법이 효과를 보면 좋겠습니다.
    남은 기간에도 매일 산책하며 행복한 기억 많이 만드시길 바랄게요.
  • trammondog 2019/05/26 06:37 #

    감사합니다.. 좋은 일, 안좋은 일, 급한 일들이 마구 겹치면서
    정말 정신 차리기가 어렵더라구요;
    브루노는 예전보다 쉽게 지치지만 식욕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상태예요.
    매일 두세번씩 산책하면서 함께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 2019/05/26 05:4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5/26 06:4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최송이 2019/06/05 08:54 #

    그러셨군요.
    축하와 위로를 동시에 전합니다...
    스토리를 보고 나서 사진속 브루노를 보니 애잔합니다.
    순둥순둥한 표정이지만 뭔가 힘이 빠져 보이기도 하고 .
    브루노가 하루하루 행복하길 바랍니다!
  • trammondog 2019/06/05 11:03 #

    감사합니다. 잘 지내셨죠?
    가능한 한 많은 시간 함께 보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목줄 없이 놀 수 있는 해변에도 데려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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