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6 07:21

베토벤 대푸가를 에머슨 사중주단의 실연으로! (07/13/2018) 콘서트/리사이틀



실내악 축제 일환으로 열린 연주회였고 프로그램은 위에 보시는 대로 베현사 14, 13번이었어요.
(이날은 왠지 공연장 내 사진 촬영이나 녹음을 금한다는 문구가 유난히 눈에 들어와 다른 사진은 없습니다 -_-)
이번에도 고마운 축제 후원자들 덕분에 비지정석 티켓이 단 25불이었습니다.
일찍 도착해서 줄서 있다가 30분전 문 열자마자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자리를 잡는 데 성공. 약 700석의 공연장이 가득 찼어요.

전체적으로 역시 에머슨다운 연주였습니다.
이제 이 분들도 연세가 꽤 있는데--몇년 전 새로 합류한 폴 왓킨스를 제외하면 무려 4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오고 있으니까요--음반에서 듣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은회색 톤 그리고 적막한 긴장감과 격렬함을 오가는 응집력이 돋보였습니다.
여전히 곡에 따라 1, 2바이올린을 바꾸어가며 맡고 있는데 이 날은 13번에서 1바이올린을 맡은 유진 드러커가 100% 컨디션은 아닌 것 같았어요. 간혹 고음의 음정이 불안했고 대푸가 연주 중에는 활이 잠시 무릎에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는데 전체적인 감흥에 흠이 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포르테와 포르티시모가 숨가쁘게 교차하는 그 복잡한 악구 중에도 순식간에 다시 맞춰 들어가더군요.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 대푸가! 이 곡을 드디어 실연으로, 그것도 에머슨의 연주로 들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습니다.
- 그리고 앙콜로 연주한 곡이 무려, 제가 현사뿐 아니라 베토벤 모든 장르의 느린 악장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16번 3악장이었습니다. 거의 눈시울을 붉히면서 들었다는;

현사, 그것도 베토벤 후기는 웬만한 골수 애호가가 아니면 찾아올 연주회가 아니라 그런지 공연장 분위기도 무척 좋았습니다.

이로써 2년 사이에 타카치(포스팅)와 에머슨을 둘다 봤네요. 현사 연주회는 정말 피아노, 바이올린, 교향악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알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