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7 04:50

메트로폴리스 (1927) 영화, tv


간만에 넷플릭스에서 무슨 영화를 볼까 스크롤하다가
언젠가는 봐야지 하면서 한동안 미루고 있던 메트로폴리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스토리 배경이 2026년.. 이제 8년밖에 남지 않았군요 -_-)

1925년 발표된 아내의 소설을 바탕으로 1927년 부부가 함께 500만 마르크를 들여 탄생시킨
2시간 반에 달하는 극한의 덕질이라고 할까요.

2차 대전 이전이라고 하면 저는 아직도
전 세계가 지금보다 말도 안 되게 낙후되었을 거라는 느낌이 반사적으로 드는데
(사실 그 때까지 달성한 산업화, 고층 건물, 비행기, 선박, 무기 등을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게 자명한데 말이죠)
영화를 보면서 왠지 부끄러워졌습니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레치타티보나 아리아 없는 장편 오페라를 보는 느낌입니다.
음악은 R. 슈트라우스, 바그너,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말러, 시벨리우스를 적당히 섞어놓은 분위기고요.
흑백 무성영화하면 으레 떠오르는 배우들의 강렬한 표정이 여기서도 영화 전체에 나타나는데
특히 1시간 30분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로봇 마리아의 연기는 압.권.입니다.

그나저나 서양에서는
별 생각 없이 살아가던 순진한 청년이 실은 세상의 구원자라는 설정에
왜 이토록 애착을 보이는지 궁금해지네요.



덧글

  • 로그온티어 2018/06/08 13:23 #

    그 이유는 아마 젊은 세대가 새 세상을 이끌 것이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있기 때문이겠죠.
  • trammondog 2018/06/08 22:36 #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성경도, 파르지팔도, 매트릭스도 그렇고요.
    동양 문화에서도 이런 예가 혹시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 로그온티어 2018/06/08 22:39 #

    우리나라 영화의 경우엔 꼭 누군가가 희생하던데...
  • trammondog 2018/06/08 22:50 #

    그런 스토리 접할 때마다 저는
    죽는 건 그닥 안 두려운데 아픈 건 너무 무서워서
    난 절대 못할거야.. 하고 괜히 감정이입하곤 합니다;
  • 로그온티어 2018/06/08 23:25 #

    전 그것이, 결국 더 나은 해결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누구를 떠밀어서 편리하게 상황을 종료시키는 비인간적인 만행을 정당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도라]가 유독 그렇죠.
  • trammondog 2018/06/09 02:44 #

    소심한 소시민적 사고와 행동이 제 주된 관심사다보니
    영웅 만들기에 대해서는 저도 대부분 불편함을 느낍니다.
    '당신이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저 상황에선 저렇게 희생해야 해' 하고 주입식 교육을 받는 느낌이라..
    판도라는 아직 안 봤는데 꼭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영웅을 만드나 보네요.
    아마 아직까지도 관객 몰이에는 가장 효과적인 클리셰라 그런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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